[나눔글-6월 월례피정] 6기 영성교육을 수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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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 영성교육을 수료하며.
('6기 영성교육반' 조명헌 아네스님의 신앙체험 글입니다)
복음화 발전소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신앙생활을 나름대로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일미사는 빠지지 않으려 하고, 교회 일에도 열심히 참여하려고 노력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제 안에는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고 믿음보다는 의무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감사에 대한 교육훈련을 받으면서, 저는 그동안 하느님께 드린 '감사'가 얼마나 피상적인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매일 감사 100가지, 1시간 기도를 실천하면서 처음엔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감사를 찾으려 애쓰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제 시선이 바뀌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작은 일에도 "이게 은총이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고, 감사기도를 드리며 어느 날은 눈물이 났습니다. 특히 부모님에 대한 감사를 적으며, 어느 나눔의 글을 온통 부모님의 그리움으로 채웠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완벽한 변화는 아니지만, 감사를 표현하는 마음을 실천하면서 회개의 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던 것, 그것이 제 변화의 첫 걸음이었습니다.
기도훈련을 하면서 하루 1시간 깊은기도 실천을 이어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기도는 자주 밀려났고, 피곤하거나 지치면 '내일 하지 뭐~' 하며 넘어간 날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모습에도 불구하고 복음화 발전소에서 계속해서 "포기하지 말고 다시 일어서라"는 메시지를 들으며 다시 마음을 잡고 기도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기도 중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깊은기도였습니다.
멍 때리는 시간을 늘려가고, 잠시 주님을 마주하는 시간이 주어지면서 침묵은 곧 평화의 시간이 되었고, 다음 침묵은 기쁨으로 충만해졌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과 감정을 한 걸음 떨어져서 바라보게 되면서 "왜 이렇게 속상하지?" 하고만 넘겼던 감정들 속에 숨은 제 욕심과 상처를 보게 되었고, "이 순간 주님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실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루하루를 좀 더 깊이 살아가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자주 넘어지고, 기도가 형식처럼 느껴질 때도 많지만, 기도의 자리를 지키려는 노력 자체가 저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제가 붙잡고 있는 은총입니다.
혼자 기도하고 훈련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복음화 발전소에서의 공동체 경험은 제게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피정이나 모임에서 나눔을 들으며, "아, 나만 힘든 게 아니었구나", "나만 이렇게 부족한 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과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한번은 어느 자매님이 눈물로 자신의 부족함을 나누는 모습을 보며, 저도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정이 있었습니다. "나도 사랑 받고 싶어서, 인정받고 싶어서 애쓰며 살았는데, 그게 믿음인 줄 알았다"
그 순간 하느님께서 저에게 "나는 네가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이미 너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고, 오랜만에 정말 평안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공동체 안에서는 내가 신앙적으로 잘하고 있는가 보다는, 진짜 내 마음을 나누고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열려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저는 위로 받았고,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었습니다.
기도훈련 이후 받은 영성교육은 말씀과 실천을 중심으로, 신앙을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낼지를 구체적으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루하루 말씀을 되새기고, 매일 실천 항목을 정해 실천하고, 점검하는 훈련은 쉽지 않았지만 '신앙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살아내는 것이구나' 하는 배움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하루 말로 상처 주지 않기.", "감정을 누르고 온유한 말 쓰기", "감사 표현하기" 같은 작은 실천을 하면서, 제 안의 완고함이 얼마나 쉽게 올라오는지도 알게 되었고, 동시에 그것을 기도로 가져가는 법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특히, "모든 열쇠는 나에게 있다"는 말은 저에게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상황 탓, 사람 탓이 아닌, 내가 깨어 있느냐 아니냐가 복음을 살아내는 열쇠라는 말씀은 불편했지만 참으로 진실했습니다. 지금도 저는 그 말씀을 잊지 않으려 매일 다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기도훈련과 영성교육을 모두 마쳤다고 해서 완전해진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자주 흔들리고, 게을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과정을 통해 제가 하느님을 더 알고 싶고, 복음을 더 진심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기도가 습관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엔 습관이 될 것이고, 말씀을 살아내는 일이 매번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붙들고 살아 내는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실천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조금씩이라도 예수님을 닮고 싶고, 하루하루 복음을 살아내려는 마음만큼은 진심입니다.
-['6월 미사로 시작하는 월례피정'에서](25.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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