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님의 기고글] 신앙은 관념 아닌 생활 -월간 꿈C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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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관념 아닌 생활
입으로는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지만 삶에서는 그분 말씀대로 살아가기 힘들다는 고백을 가끔 듣습니다. 천주교 신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습니다.
어느 식당 주인 아주머니의 말이 생각납니다. 자신을 개신교 신자라고 소개한 그분은 자신의 식당에서 성직자를 비롯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식사와 회식을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같은 신자라도 복음화학교 식구들은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식사 전후에 꼭 기도를 한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더욱이 회식 자리에서 한 번도 큰 소리 내며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다 함께 기도하고 끝맺는 모습에서 우리가 어떤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작은 실천이 상대방에게 호감을 보인 사례입니다.
천주교 신자라면 어느 곳에서든 식사 때 식사 전후 기도를 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성호경조차도 체면 때문에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세상 안에 살면서 함께 어울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종교를 드러내기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 한 종교단체는 스포츠 선수들의 세레머니를 보고 특정 종교의 표현을 자제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합니다.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작은 것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할 만큼 우리는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 신앙인으로 살아가기 힘겨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신앙은 지식이 아닙니다. 신자라면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한 확신과 함께 구체적 삶 안에서의 자기 표출이 있어야 합니다. 지식은 삶을 뒷받침하는 역할일 뿐 신앙 자체가 될 수 없습니다. 겉모습에만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신앙의 본질에는 다가가지 못한 채 그 형식에 매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을 지식이나 관념에 가둬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 교회 본연의 사명입니다. 구체적인 삶으로 표출되지 않는다면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통해 드러날 수 없습니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신앙을 증거하는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작은 실천으로 상대방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살아간다면 누가 우리가 선포하는 복음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진정성을 갖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이 신앙적인지, 사소한 것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항상 되새겨야 합니다. 그리고 삶을 통해 드러내고 증거해야 합니다.
-가톨릭 신앙 월간지. 월간 꿈CUM-
(2025년 7월 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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